지난 1094호에선 우리학교의 군 E-러닝의 허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다뤘다. 이후 지난 8월 11일 ‘학사종합지원센터’에서 군 E-러닝의 학점 인정 제도의 개편안을 발표하며 일정 부분 변화를 이룬 상황이다. 이에 관해 △개편된 군 E-러닝의 현황△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자.
◆개편된 군 E-러닝의 현황
우리학교 군 E-러닝의 가장 큰 문제는 타 대학에 비해 수강할 수 있는 강의 수가 현저히 적어 수강 신청 시 경쟁률이 높다는 점이었다. 해당 문제점이 보도된 이후 제도는 일부 개편됐다. 기존의 ‘휴학 중 취득학점 인정에 관한 규정’에 따라 휴학 중 1회에 한해 최대 6학점까지만 취득할 수 있었던 제한이 이번해 1학기부턴 폐지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군 복무 중인 학생들도 여러 학기에 걸쳐 온라인 강의를 통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학교 학사종합지원센터는 지난 8월 11일 ‘2025-2학기 군 복무 중 원격수업 학점인정 안내문’을 공지했으며 이는 총학생회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통해서도 공유됐다. 이번 안내에 따르면 군 복무 중 원격수업은 정규학기 온라인 강좌에 한해 운영된다. 다만 별도의 수강 변경이나 취소 기간은 운영되지 않았다.
지난해 군 복무를 위해 휴학을 한 A 씨는 “군 E-러닝을 수강하려다 서버 문제로 수강 신청을 할 수 없었다”며 “수강 인원도 적고 과목 수도 제한적이며 서버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답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비록 지난해 기준 피해 사례이지만 이번 학기 안내된 군 E-러닝 학점 인정 사항을 보면 상황이 이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군 E-러닝은 ‘온라인’으로 표시된 과목 한정으로 운영되며 나라사랑포털에 안내된 정원 외 추가 증원 계획은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러한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의 부족과 적은 수강 가능 인원으로 경쟁률이 높인다. 높은 경쟁률은 서버 동시 접속자의 수가 짧은 시간 내에 급격하게 몰린다는 의미로 이에 따라 서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별도의 수강 변경이나 취소 기간이 운영되지 않아 군 휴학생들이 자유롭게 수강 기회를 확보하기엔 한계가 있어 이러한 점에서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군 복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성적을 평가해 군 복무 중 수강생들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아울러 1학점 당 8만 5천 원이란 높은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비용적 측면에서 군 복무 중 수강생들을 위해 우리학교가 제공하는 혜택이 없단 점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
군 복무 중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군 E-러닝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설캠 총학)가 관련 제도 전반의 개선 의지를 밝혔다. 설캠 총학은 “군 복무 중 학습 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며 △군 복무 여건상 짧은 수강 신청 기간 △군 E-러닝 개설 과목과 전공 선택 폭의 한계△수강 정원 및 개별 신청 반영 부족△온라인 강의임에도 대면 시험을 요구하는 운영 방식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설캠 총학은 “이러한 문제들을 중심으로 오는 5일 예정된 교무처장 면담에서 군 E-러닝을 포함해 군 복무 중 학점 취득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가능성을 언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과목 수 및 인원 증설 계획 여부에 대해선 “해당 문제는 지난해 설캠 총학의 ‘군 E-러닝 학습권 보장’ 사업을 통해 대상자 인터뷰로부터 반복적으로 제기된 주요 개선 과제이다”며 “해당 사업의 주무 부서인 교육정책국 소속 구성원들이 개별적으로도 주변 학우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과목 수 및 정원 부족 문제를 반드시 증설해야 할 과제로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에 따라 대학 본부와 주무 부서에 증설 및 확대 필요성을 적극 건의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먼저 개선안을 실행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어 수강 신청 기간 관련 질문에선 “군 복무자의 특수한 근무 환경을 고려할 때 수강 신청 기간의 유연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수강 신청 일정은 학부와 대학원 내부 일정 및 협의에 영향을 받으며 학사 운영 전반과 연동돼 있기에 실제 기간 조정 가능성은 대학 본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에 따라 향후 논의를 통해 신청 기간 연장 및 추가 신청 절차 도입 등 현실적인 대안을 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한 비용적 측면에서 국가 복지를 제외한 우리학교 자체의 지원 및 부수적인 혜택 여부에 관한 질문에선 “현재 군 E-러닝 수강생 중 현역 복무자는 국방부로부터, 사회복무요원은 병무청으로부터 수업료의 80%를 지원받고 있으나 본교 차원에서의 별도 금전적 지원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며 “학교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군 복무 학생의 학습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려는 방안은 지속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군 복무 학생을 위한 행정적 및 학사적 지원 확대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며 개선 의지를 표했다.
타 학교의 사례를 살펴보면 연세대학교의 경우 모든 성적 평가가 P/NP(Pass/Non-pass)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편 진행 방식도 온라인 형식으로 진행되거나 과제 대체로 학교 측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우리학교 또한 타 학교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군 휴학생들의 학습 환경에 적합한 군 E-러닝 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
군 E-러닝은 국방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되므로 학교가 단독으로 개선하기엔 각종 제약이 많으며 학교 측의 재정 상황상 쉽게 개선하기 어려운 문제다. 합리적인 개선을 위해 학교 측의 노력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주연 기자 11juye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