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특파원에서 연합뉴스TV 수장까지, 외대언론인상 수상자 안수훈 연합뉴스TV 대표를 만나다

등록일 2026년05월13일 18시1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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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훈(사회·행정 82) 연합뉴스 대표는 2025 외대언론인상을 수상한 인물로 지난 2004년 이라크 전쟁 당시 바그다드(Baghdad) 특파원을 지낸 전문 언론인이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아이티 대지진△쿠바 관타나모(Guantanamo) 수용소 취재 등 외신 보도의 최전선을 거쳐 현재 연합뉴스TV 수장에 이르기까지 그가 쌓아온 현장 경험은 독보적이다. 현장 기자와 경영인을 거쳐 온 그의 발자취를 조명하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언론이 지켜야 할 본질과 전문성을 갖춘 안수훈 대표를 만나보자.

 

 

Q1. 우리대학 행정학과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회 전반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정치 및 행정 등 사회과학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큰 계기가 돼 우리대학 행정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행정학과에 진학하면 국가고시와 같은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저는 처음부터 그러한 목표를 갖고 입학하진 않았습니다.   Q2. 우리대학 재학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저는 행정학과 학생이었지만 대학 시절 학보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던 학생이었습니다. 수업이나 학과 활동보다 취재와 기사 작성에 집중했고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학과보다는 학보 중심으로 형성됐습니다. 3년간 학보사에 몸 담았고 편집장도 역임하며 전공이 행정학이 아니라 학보사 활동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학보사 활동에 몰입했습니다.  

 

Q2-1. 재학시절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경험은 무엇인가요?

재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언론과 학생 사회가 강한 통제를 받는 현실을 직접 겪었던 일입니다. 제가 우리대학을 다녔던 시기는 지난 1980년대 초반의 군사정권 시기였는데 당시 대학가의 분위기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교내에는 정보기관 요원이나 사복 경찰이 상주하고 있었고 학생들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했습니다. 시위가 발생하면 곧바로 진압이 이뤄졌고 주동 학생들이 연행되는 일도 많았습니다. 학보사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학내 언론 활동에 있어 제약이 많았으며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하면 이미 인쇄를 마친 신문이여도 배포 금지 조치를 받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직접 겪으면서 언론의 역할에 대해 자연스럽게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Q3. 언론인의 길을 선택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학보 활동을 하면서 기자라는 직업이 제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고 정보를 전달하는 학보사 활동을 통해 기자의 역할에 매력을 느껴 언론인의 꿈을 키웠습니다. 당시에는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언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졸업 이후 자연스럽게 언론사 기자의 길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Q4. 처음 언론인을 꿈꿨을 때 희망했던 부서가 있나요? 처음 언론인을 꿈꿨을 때 특정 부서를 희망하기보다는 기자로서 기본기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 대부분의 신입 기자들이 사회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기에 저 역시 사회부에서 사건 취재를 중심으로 경험을 쌓았습니다. 사회 전반에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문제를 폭넓게 취재하고 보도하며 기자로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이후 △국제부△법조부△정치부 까지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게 됐습니다.  

 

Q4-1. 폭넓은 취재를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라크 전쟁 당시 바그다드에서 종군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시기입니다. 전쟁 현장에서 직접 취재를 하면서 많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특히 한국인 피랍 사건을 현장에서 보도했던 경험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히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건 관련인과 일상생활을 공유하며 취재했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미국 애틀랜타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미국 남부 지역을 취재했던 경험도 의미 있게 남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미국 남부 사회의 역사나 인종 문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그런 부분을 직접 취재하고 전달할 수 있었던 점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Q5. 이라크 바그다드와 쿠바 관타나모 같은 특수 지역을 취재하면서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끼신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어려움은 취재 환경과 보도의 지속성이었습니다. 분쟁 지역에서는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워 긴장 상태에서 취재를 해야 했습니다. 또한 해외 주요 언론은 분쟁 지역 전문 기자를 장기적으로 운영해 보도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국내 언론은 단기 파견 중심의 취재가 많아 현지 상황을 심층적으로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Q6.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외신을 요약해 주는 시대입니다. 언어 전공자란 경쟁력마저 기술로 대체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간 기자만이 가진 고유한 영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공지능은 정보를 빠르게 정리하고 기사 작성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사에 담긴 맥락과 사회적 의미를 해석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다룰지 판단하는 과정에는 인간의 경험과 문제의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현장에서 직접 취재하며 사람들의 감정과 분위기를 읽어내는 부분 역시 인공지능이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기자는 인공지능을 단순히 경계하기보다 취재와 분석을 돕는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최종적인 판단과 책임은 스스로 가져야 합니다.  

 

Q7. 언론 보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균형과 공정성입니다. 과거에는 비판적인 기사를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이 기자의 역할로 여겨지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그런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사건을 보도할 때 한쪽 입장만을 강조하고 사건 당사자의 해명이나 반론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사기관 발표 중심의 보도는 이후 무죄가 밝혀지더라도 당사자에게 큰 피해를 남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사 작성 과정에서 다양한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고 균형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8. 앞으로의 계획 또는 목표가 무엇인가요?

앞으로는 언론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더 나은 취재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현재는 기자로서 현장에서 직접 취재하는 역할보다는 언론사의 대표이자 경영인으로서 조직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기자들이 현장에서 취재와 보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변화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도 언론이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지금의 제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안정적인 조직 운영△언론인 역할 수행에 필요한 기반 조성△취재 환경을 개선을 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Q9. 마지막으로 언론인을 꿈꾸는 우리대학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만의 시각과 역량을 키우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언론계에 진입할 수 있는 방식이 훨씬 다양해진 만큼 특정 공채 시험만 준비하기보단 다양한 매체와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디지털 플랫폼이나 독립 매체 등 언론 활동의 영역도 넓어졌기 때문에 학생들도 기여할 수 있는 참여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외국어라는 분명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외신 분야 등의 글로벌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생각합니다. 또한 인공지능과 매체 기술 변화에 대한 이해도 함께 갖춘다면 앞으로 더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강수현 기자 12soohye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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