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노후 시설의 안전관리 과제는

등록일 2026년06월10일 20시5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달 26일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구조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966년 개통된 서소문 고가차도는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철거가 진행 중이던 노후 고가차도였다. 이번 사고로 인해 6명의 사상자와 교통 혼란이 발생했으며 노후 시설 해체 과정의 안전관리 체계와 공공 발주 공사의 책임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체 공사는 기존 구조물의 하중 균형을 변화시키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일반 시공과는 다른 위험성을 가진다. 이에 대해 정제평 호남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Q1. 이번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가 일어난 배경은 무엇인가요?    

이번 사고의 배경에는 △감리 부실△공법 선정 문제△안전조치 미흡△전문 인력 부족△철거 계획 부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가차도 철거는 △감리사△발주처△시공사△하도급업체 등 여러 주체가 관여하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현장 조건을 충분히 반영한 철거 계획이 수립돼야 하며 △감리△구조 안전 검토△안전조치△적정선의 비용소요가 단계별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법을 선택하거나 안전조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철거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이 아니라 미숙련 인력이 배치될 경우 현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번 사고도 비용 절감 중심의 발주 관행과 현장 안전관리 부실이 누적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Q2. 고가차도나 교량과 같은 구조물은 일반 건축물과 비교했을 때 해체 과정에서 어떠한 위험성이 두드러지나요?  

고가차도와 교량은 일반 건축물보다 하부 공간의 위험성이 훨씬 큽니다. 일반 건축물이나 공터에 있는 구조물은 낙하물 관리가 비교적 단순하지만 고가차도나 교량은 그 아래로 △보행자△열차△차량이 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작은 파편 하나만 떨어져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서소문 고가차도는 하부에 철도 등 주요 교통시설이 입지해 있기 때문에 절단 과정에서 △낙하물 방지△분진 방지△파편 방지△2차 사고 예방의 중요성이 더 컸습니다.  

 

Q2-1. 일반 고가차도와 노후 고가차도 철거 방식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노후 구조물의 경우 △기존 도면과 실제 상태의 불일치△내부 철근 부식△콘크리트 열화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일반 구조물보다 △구조 검토△변위 계측*△임시 보강△전도 방지△크레인 지지 등이 더 세밀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절단 과정에서 주형**이 기울어져 약한 방향으로 힘을 받게 되면 순간적으로 붕괴할 수 있기 때문에 절단 전 보강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Q3. 사고 전 구조물 일부에서 침하 등 이상 징후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징후가 나타났을 때 현장에서는 어떠한 요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나요?  

이상 징후가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계측 관리입니다. 절단 작업이 진행될 때마다 각 슬래브(Slab)***가 얼마나 내려앉는지 또는 수직 변위가 어느 정도 발생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측정해야 합니다. 현장에는 변위계나 센서를 설치해 구조물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절단이 진행될수록 변위가 점차 증가한다면 이는 붕괴의 전조증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가 있다면 사람이 직접 위험 구간에 들어가 육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최근에는 드론이나 협소 공간 점검 장비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붕괴 가능성이 있는 구조물의 내부나 하부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는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Q4. 이번 사고가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노후 인프라 철거 및 관리 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시나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의 노후 인프라 철거 체계를 더 엄격하게 재검토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감리 책임△구조 안전 검토△전문 인력 배치△철거 계획서 검토△현장 점검 절차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철거 계획서가 제출됐을 때는 토목구조기술사와 같은 구조 전문가가 사전에 위험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감리회사 내부에서도 상주 감리뿐만 아니라 비상주 구조 분야 기술자가 계획서를 실질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형식적인 서류 검토가 아니라 실제 구조물의 붕괴 가능성과 공법의 안전성을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지자체나 발주기관의 현장 점검단의 실질적인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Q5. 도심 고가차도 철거는 구조물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주변 교통체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따른 교통 수요 분산과 우회 체계는 어떻게 설계돼야 한다고 보시나요?  

도심 고가차도 철거는 구조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주변 교통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다만 교통 분산 대책은 해당 지역의 △도로망△대중교통△철도 체계와 연계해 별도로 검토해야 하므로 일률적으로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철거 과정에서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증편△신호 체계 조정△우회도로 확보 등 교통 수요 분산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빠른 철거만을 우선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공사비와 시간을 투입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Q6.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의 노후 기반 시설 관리 방식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노후 시설 관리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가장 취약한 부분은 노후 시설물의 데이터베이스 부족입니다. 오래된 교량이나 고가차도는 과거 청사진이나 수기 도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으며 현재 구조물 내부 상태를 정확히 보여주는 전산화된 자료 역시 부족합니다. 시설물 안전진단을 통해 등급은 매겨지지만 철거 단계에서 필요한 수준의 세부 정보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구조 계산서△보수 이력△철근 부식 정도△철근 위치△콘크리트 내부 상태 등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런 자료가 없으면 철거 과정에서 구조물이 어떻게 반응할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작업자는 추정치에 의존해 절단 작업을 수행하게 되며 예상하지 못한 내부 결함이 있을 경우 붕괴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노후 인프라 관리를 위해서는 단순 등급 평가를 넘어 구조물의 △내부 상태△도면△보수 기록△이력을 포함한 정밀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합니다.  

 

Q7.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공사는 △감리△발주처△시공사△하청업체 등 여러 주체가 관여한 공공 공사였습니다. 이러한 다층적 구조에서 사고 발생 시 안전관리 책임은 어떻게 나뉘며 책임 공백을 막기 위해 어떤 체계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다층적 공공 공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먼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회가 사고 원인을 규명해야 합니다. 사고가 △감리 부실△발주처의 무리한 요구△시공 과정의 안전조치 미흡△철거 설계 부실△하청업체의 작업 관리 문제 중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단계별로 따져야 합니다. 또한 책임소재는 원인에 따라 다릅니다. 철거 계획 자체가 부실했다면 설계나 계획 수립 주체의 책임이 큽니다. 계획은 적절했지만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지키지 않았다면 시공사나 하청업체의 책임이 커집니다. 감리가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형식적으로 검토했다면 감리사의 책임도 있습니다. 발주처가 지나치게 낮은 비용이나 짧은 공기를 요구했다면 발주처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책임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각 단계별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감리의 실질 검토△독립적 현장 점검△발주처의 적정 공사비 보장△전문가의 사전 검토가 모두 작동해야 합니다. 또한 부실이 확인될 경우 △부실 벌점△비용 환수△제재 조치 등도 이뤄져야 합니다. 법과 제도는 이미 어느 정도 마련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저가 낙찰과 비용 절감 관행으로 인해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개선해야 합니다.  

 

 

*변위 계측: 구조물이 얼마나 움직였는지 측정하는 것.

**주형: 교량이나 고가차도 바닥판을 밑에서 받쳐주는 큰 보.

***슬래브(Slab): 고가차도나 교량에서 차가 지나가는 넓고 평평한 콘크리트 판 부분.                          

 

 

임재언 기자 11jaeeon@hufs.ac.kr

임재언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추천 0 비추천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기획 심층 국제 사회 학술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