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청년들... 20대 평균 수면 6시간 30분 ‘OECD 최하위권’

등록일 2026년03월18일 14시5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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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남녀 모두 직접 경험한 건강위험 요인으로 수면 부족 및 불규칙한 수면 습관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특히 20대 청년층의 경우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30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이하 OECD) 평균 수면 시간보다 짧게 나타나 청년층의 수면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짧은 수면 시간이 청년층에게 불면증을 비롯한 수면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청년층 수면 부족 문제 현황△청년층 수면 부족 원인△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청년층 수면 부족 문제 현황

건강관리기기 회사 텐마인즈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0분으로 OECD 평균 수면 시간인 8시간 22분보다 1시간 32분 짧아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앞선 통계에서 나타났듯 20대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30분으로 전 연령 중 가장 짧은 수면 시간을 기록하며 청년층 수면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국무조정실에서 발표한 청년삶실태조사에 따르면 6시간 이상 8시간 미만 수면한다고 답한 사람이 67.3%에 달했고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수면 시간인 8시간 이상 수면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3.9%에 그쳤다.  

 

이와 같은 수면 부족은 건강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60%가 수면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청년층은 수면 부족으로 인해 △건망증△기면증△만성 두통△불면증△수면 무호흡증△우울증과 같은 건강 문제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학교 재학생 A 씨는 “이른 아침부터 새벽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으로 감소한 뒤로 무기력증과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을 겪었다”라고 털어놨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수면 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최근 4년 사이 26%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우리학교 재학생 B 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지속된 불면증으로 인해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 중이다”고 답했다.

 

 

◆청년층 수면 부족 원인

이처럼 수면 시간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원인은 과도한 학업 및 취업 경쟁에 있다. 청년들에게 끝없는 경쟁을 요구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면 잠도 줄여가며 노력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을 심어준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청년은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과제△대외 활동△아르바이트△자격증 공부 등 많은 일정을 한 번에 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모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환자들에게 7시간 수면을 처방하면 ‘그렇게 자면 언제 일하고 언제 공부하냐’는 반문이 돌아온다”며 잠을 줄여가며 경쟁하는 청년들의 모습에 우려를 표했다. 이와 같이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받는 강박과 스트레스가 청년층의 수면 시간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수면연구학회 자료에서도 숙면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62.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외대학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전웅일 씨는 “주위 사람들이 다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편하게 쉬기만 하면 불안해서 뭐라도 하나 더 연구해야 할 것 같다는 압박감에 주말에도 출근하고 있다”며 “항상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보니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들더라도 새벽에 한 번씩은 깬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두 번째로 청년들의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 원인으로는 보상 수면으로 인한 수면 장애가 있다. 보상 수면이란 평소 일정 때문에 잠이 부족한 사람이 여유로운 날 몰아서 자는 것을 의미한다. 보상 수면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심장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면의 질이 나빠지고 수면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보상 수면을 취하게 되는 이유는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인해 확보할 수 있는 수면 시간이 매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수업이 많은 날에 충분히 자지 못한 잠을 공강일에 몰아서 자거나△야간 아르바이트로 부족해진 잠을 휴무일에 자거나△평일에 자지 못한 잠을 주말에 보충하는 방식이다. PC방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연세대학교 재학생 김민지 씨는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아침 7시라서 그때부터 오후까지 잠을 자게 되는데 이러면 수면 패턴이 꼬여서 밤엔 잠이 잘 안 온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우리학교 재학생 C 씨도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고 다음 날 아침 수업을 가면 피로를 느꼈다”며 “규칙적인 수면 패턴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마지막 원인은 보상 심리가 적용돼 일부러 취침 시간을 늦추는 ‘취침 시간 지연 행동’이다. 아무리 피곤해도 취침 전에 휴대폰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대표적인 취침 시간 지연 행동이다. 서수연 성신여자대학교 행동과학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이 피곤해도 자기 전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불쾌한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31.3%)△하루 동안 열심히 일한 나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서(26.5%)△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서(18.1%)였다. 즉 하루 동안 자신을 위해 쓰는 여가 시간과 휴식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빠르고 즉각적으로 자신의 감정적 결핍과 허기를 채우는 방법으로 취침 전 휴대폰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취침 전 블루라이트 노출이 취침을 돕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약 50% 감소시켜 수면 시작 시간을 평균 15분 이상 지연시키는 경향이 있다. 피곤했던 하루의 보상으로 삼는 휴대폰 때문에 계속해서 피로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

많은 청년들의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먼저 침대와 매트리스부터 사용자의 숙면을 돕는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몽가타에서 출시한 스웨이 침대는 아기가 자는 요람처럼 침대가 좌우로 흔들린다. 이는 귓속의 전정기관을 자극해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외에도 △설정해 둔 기상 시간에 서서히 밝아지는 스마트 조명△숙면에 좋은 향이 나는 필로우 미스트△자율 감각 쾌감 반응(ASMR) 영상 등 취침 환경에 변화를 주는 방법이 있다.  

 

많은 청년들이 실제로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은 경구형 수면 보조제이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심하진 않지만 일상생활에서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도움이 되는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복용한다. 외대학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생 연지현 씨는 “잠이 잘 안 올 때 멜라토닌이 들어간 사탕을 먹으면 금방 잠이 잘 온다”라며 제품의 효과를 직접 체감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수면 장애 환자가 증가하며 수면 건강 시장에 대한 제약 업계의 관심도 함께 커졌다. 특히 청년층이 애용하는 드러그 스토어 올리브영 등에서 수면 보조제를 출시하며 청년층을 공략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대원헬스는 수면에 도움을 주는 스틱형 제품인 ‘꿀잠샷’을 출시해 전국 올리브영 매장에 입점시켰다. CJ웰케어는 지난 한 달간 올리브영 강남 타운에서 식물성 멜라토닌 브랜드 ‘멜라메이트’의 단독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해당 팝업 스토어는 청년층을 겨냥한 체험 공간과 포토존을 마련해 두기도 했다. 외대학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대학교 재학생 이하은 씨는 “올리브영에서 파는 멜라토닌 사탕을 사서 먹어봤는데 꽤 효과를 봐서 종종 먹는다”며 실제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청년들을 위한 특별한 게임도 출시됐다. ‘포켓몬 슬립’은 휴대폰을 가만히 두는 것만으로 수면을 계측하고 기록할 수 있는 게임으로 수면 측정 애플리케이션에 방치형 수집 게임의 특징을 넣어 재미 요소를 추가했다. 오래 잘수록 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고 더 많은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슬리파고치’는 이용자가 수면 목표를 직접 설정하고 이를 지켰을 때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수면 시간 동안 모은 아이템으로 집을 꾸미고 확장해 나가는 것이 핵심인 게임이다. 이 외에도 수면 패턴을 분석하고 적정 수면 시간을 계산해 주거나 취침 알람 기능이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다양해지고 있다.  

 

나아가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은 개인의 생활 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매일 햇빛을 볼 것△저녁 8시 이전의 규칙적인 운동△저녁에 과식하지 말 것△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일 것을 권장한다. 실제로 외대학보와의 인터뷰에서 홍익대학교 재학생 박서현 씨는 “필라테스를 시작하면서 자다가 깨는 일이 줄어 피로도가 많이 줄었다”고 답했다. 또한 우리학교 재학생 D 씨는 “과식한 날엔 유독 잠이 더 안 와서 식사량을 줄였더니 수면 시간을 늘릴 수 있었다”며 생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년층의 수면 부족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생활 습관을 넘어 경쟁 중심의 사회 구조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충분한 수면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청년들이 충분히 쉴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청년들이 잠을 줄여야 하는 삶이 아닌 충분히 쉴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은솔 기자 12eunsol@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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