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기숙사 훕스돔(HUFS Dorm)은 다양한 국적과 학과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소중한 보금자리다. 또한 △비교적 저렴한 비용△통학의 편리성△편리한 생활 환경 덕분에 많은 학생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실제 생활 속에선 △라운지(Lounge)△세탁실△열람실△휴게실 공간 등 기숙사 내 공유 시설 관리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며 학생들의 생활 만족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숙사는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고향을 떠나온 학생들의 안식처란 점에서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리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기숙사 공유 공간 이용 현황 및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기숙사 공유 공간 이용 현황 및 문제점
훕스돔엔 기숙사생들의 편의를 위해 △라운지△세탁실△열람실△휴게실 등 다양한 공유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저녁 시간이나 시험 기간이 되면 해당 공간들은 △과제△빨래△식사△휴식 등을 취하는 학생들로 붐빈다. 이처럼 공유 공간은 기숙사 생활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자리 잡았지만 관리 상태는 학생들의 높은 이용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선 휴게실의 청결 문제가 심각하다. 저녁 8시가 넘은 시각이면 휴게실 옆 분리수거장은 학생들이 먹고 남긴 배달 음식 용기와 각종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탁자 위엔 음료를 쏟은 자국이나 음식물이 그대로 남아있고 쓰레기통은 넘치는 상황이다. 현재 기숙사엔 다양한 생활 안내문이 공지돼 있지만 관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재하다. 때문에 기숙사 내 라운지에서 배달 음식 용기를 씻는 등 분리수거 지침이 지켜지지 않거나 그대로 바닥에 방치되는 것이 일상이다. 이는 기숙사 휴게실의 △미감 훼손△벌레△악취 발생으로도 이어진다. 이에 대해 이준원(국가전략세르비아크로아티아 23) 씨는 “저녁 일과 후 조별 과제를 하려 해도 휴게실 테이블이 끈적이거나 휴게실의 분리수거장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자리를 사용하기에 망설여질 때가 많다”며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다 같이 깨끗하게 사용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 아쉽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탁실의 시설 부족과 관리 부실 문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A동은 건조기 8대가 설치돼 있어 84명당 1대를 사용하는 반면 C동은 652명이 거주함에도 건조기 4대만 설치돼 있어 163명당 1대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세탁실에 갖춰진 세탁기 앞 ‘고장’이라는 안내문을 빈번하게 볼 수 있었으며 세탁이 끝난 빨래가 방치되거나 다른 기숙사생의 세탁물과 섞이는 등으로 인해 많은 학생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렇듯 전체 거주 인원 대비 세탁 시설이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비치된 기계들의 노후화와 관리 미흡으로 학생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아울러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세탁기가 중간에 작동을 멈추거나 건조기가 제 기능을 못 해 빨래가 제대로 마르지 않는 일이 잦다. 또한 세탁실 내부의 세제 찌꺼기나 건조기 필터 먼지가 제대로 청소되지 않아 비위생적이란 지적 역시 존재한다. 최나영(C&T투웰 24) 씨는 “부족한 수의 세탁기를 기다려 사용하는데 돈만 받고 전원이 꺼져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건조기도 제 성능을 못 할 때가 많다”고 토로한다. 또한 “고장 신고를 해도 ‘껐다 켜보라’라는 답변만 돌아오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열람실과 휴게실의 사석화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이 개인 물품을 두고 장시간 자리를 비워 다른 학생들이 해당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좌석이 부족한 라운지에선 사석화로 인해 이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휴게실 역시 사석화로 인해 해당 층의 기숙사생이 자신이 거주하는 층에서 식사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공유 공간 점검의 부재 역시 이러한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현재 글캠 기숙사엔 사생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총사생회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활동하고 있지만 공유 공간의 청결 및 이용 수칙 위반 문제를 실질적으로 감독하고 개선하는 제도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공유 공간 순찰과 같은 기본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기숙사생들은 기숙사 홈페이지의 △민원 게시판△이메일(E-Mail)△전화를 이용하거나 운영팀에 직접 방문해야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방적인 소통 방식으로는 기숙사생들의 불편 사항을 체계적으로 해결하거나 운영팀과 기숙사생 간 원활한 소통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나아가야 할 방향
앞서 살펴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명확한 이용 수칙 확립과 체계적인 청소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심각한 위생 문제 해결을 위해선 각 공유 공간 특성에 맞는 세분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휴게실엔 사진을 활용한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법을 부착하고 세탁실엔 ‘세탁 완료 후 10분 내 수거’와 같은 구체적인 규칙을 명시하는 것이다. 주기적으로 공유 공간을 순찰해 규칙 위반 사례에 경고 스티커를 부착하고 상습 위반자에겐 벌점을 부과하는 등 실질적인 제재를 또한 이뤄져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학생 자치 기구의 적극적인 역할 또한 요구된다. 현재 활동 중인 총사생회가 사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과 함께 공유 공간 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안내하는 이미지를 제작해 부착하거나 주기적으로 공유 공간 순찰 및 점검 활동을 주도하는 방안이 있다. 이러한 학생 주도적 노력은 운영팀의 업무 부담을 줄여 문제에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나아가 사생들의 자발적인 관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 세탁실 시설 확충 및 이용 태도 형태 개선 또한 필요하다. 글캠 기숙사의 심각한 세탁실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건조기 추가 설치를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특히 C동의 경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불편함이 적지 않은 만큼 즉각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입사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에서 세탁실 이용 수칙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반복적인 규칙 위반 시 벌점을 부과하는 등의 실질적인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성균관대학교 수원캠퍼스(이하 성대 수원캠) 봉룡학사 기숙사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성대 수원캠의 경우 모든 세탁기를 기숙사에서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미화팀에서 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세탁조 청소를 하고 오염물이 심한 세탁기는 전문 업체에 의뢰해 세척을 실행해 세탁 시설 고장 시에도 신속히 수리를 진행한다. 이들은 또한 학생 의견을 수렴하고 이용 만족도를 상시 확인한다. 우리학교 기숙사 역시 △자가 청소 도구 비치 및 사용 교육△정기적인 세탁조 전문 청소△학생 의견 수렴형 시범 운영등의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시설 관리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QR 코드 기반의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건조기△세탁기△열람실에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시설 사용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특정 시간대 쏠림 현상을 막고 대기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시설 고장이나 청결 문제를 발견했을 경우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이하 앱)을 통해 즉시 신고하고 처리 현황까지 확인할 수 있는 원스톱(One-Stop) 민원 처리 시스템을 구축해 관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학교 안암학사는 전용 모바일(Mobile) 앱인 ‘아이스캄(ISKAM)’을 통해 스터디룸과 세미나실 등 공용 시설 예약을 받고 있으며 시설 고장 신고 또한 앱으로 처리해 신속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훕스돔의 공유 공간은 단순히 잠깐 머무는 공간을 넘어 학생들이 서로 교류하며 성장하는 학습과 생활의 장이다. 적극적인 문제 개선과 학생들의 노력이 더해져 모두가 만족하는 쾌적하고 편리한 공유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이해봄 기자 11haebom@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