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무하는 알림 속, 학생 편의를 위한 학교 알림 시스템을 위해선

등록일 2025년09월17일 23시51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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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문자△이메일(이하 메일)△카카오톡(KakaoTalk, 이하 카톡)△학교 전용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이하 앱)을 통해 학교와 관련된 각종 알림을 전달한다. 그러나 학교 알림 전달 체계가 학생들의 실제 요구와는 맞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지속적인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 알림 시스템 운영 현황△학교 알림 시스템의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학교 알림 시스템 운영 현황 

우리학교는 자체 개발한 앱을 통해 △장학△채용△학사 등에 대한 공지를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학생들은 앱에서 카테고리(Category)를 확인할 수 있으며 별도의 메시지로도 안내를 받는다. 성적 열람 기간엔 성적 입력 알림이 실시간으로 발송된다. 또한 종합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메일을 통해 행정 안내 및 홍보성 알림을 받고 문자와 학교 공식 카톡 채널을 통해서도 공지가 발송된다. 주로 △외국어연수원△장학팀△진로취업센터에서 운영하는 행사와 프로그램 안내가 전송된다. 학생들은 이와 같이 다채로운 경로를 통해 학교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전달받을 수 있다.

 

그런데 알림 발송이 가능한 시간의 기준은 별도로 명시돼 있지 않다. 공지들은 일괄적으로 발송되기에 개별 학생이 원하는 알림만 선별적으로 수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승운 우리학교 정보시스템 팀장(이하 정 팀장)에 따르면 우리학교 알림엔 별도의 우선순위가 존재하지 않고 작성된 순서로 발송된다. 기본적으로 알림은 교내 직원의 근무 시간대에 발송되기에 작성자가 학교 시스템에 로그인해 직접 발송하거나 시스템에 의해 자동 발송된다. 대량 메일 발송 시스템인 ‘EMS’와 교수자가 보내는 ‘E-class’ 알림은 실시간 발송 시 활용을, 행정용 통합 메시지 시스템 ‘UMS’는 낮 시간대 발송 시 활용을 각각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작업 할당 과정에서 알림이 밀려 저녁 시간에 발송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외대학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응답한 모든 학생들이 학교 알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전체가 앱으로 알림을 받고 있으며 △카톡(77.3%)△메일(36.4%)△문자(27.3%) 순으로 사용이 많았다. 또한 응답자의 77.3%가 알림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개선 필요성에 대해선 60%가 동의했다. 구체적인 불편 사항으론 △광고성 알림 과다△중복 알림으로 인한 피로감△중요 공지 누락 등이 있었다. 이는 학교 알림 시스템이 본래 취지와 달리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교 알림 시스템의 문제점

현재 우리학교는 어떤 알림이 어느 채널로 발송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동일한 내용이 여러 채널에서 중복 전달되거나 어떤 공지는 앱과 문자로 동시에 오지만 일부는 홈페이지에만 게시돼 학생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은 수많은 알림 속에서 중요한 공지를 가려내기 어렵다. 여러 개의 전화번호로 광고 문자가 발송돼 일일이 삭제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지적된다. 또한 광고성 알림은 반복적으로 도착하지만 △수강신청 일정△성적 발표△장학금 마감일과 같은 핵심 정보는 제때 전달되지 않거나 마감일 직전에 오는 경우도 있다. 우리학교 재학생 A 씨는 “학교 알림은 하루에 수십 개가 오는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 건 한두 개뿐이다”며 “홍보성 알림 때문에 정작 중요한 공지를 놓칠 때가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지난해 7월 재학생 B 씨는 부전공 신청 기간을 확인하지 못해 신청을 놓쳤다며 “광고성 알림은 꾸준히 오는데 정작 중요한 공지는 오지 않거나 늦게 온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정 팀장은 이에 대해 “행정부서는 학생과의 접점 및 소통 수단이 없어 홍보용으로 비슷한 공지를 반복 발송하지만 업무상 뚜렷한 기준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제한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발송 시각 역시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주말이나 심야에도 알림이 도착해 학생들을 당황하게 한다. 지난달 10일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엔 “주말 새벽 1시에 카톡으로 공지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공지는 긴급 사안이 아닌 하계 학위수여복 대여 신청 안내로 정보시스템팀의 확인 결과 총학생회의 요청으로 학생지원팀이 예약 발송을 걸었으나 발송 시간이 설정되지 않아 자정에 자동 전송됐고 이후 1시간 뒤 학생들에게 알림톡이 재차 발송된 것이다.

 

알림 거부 설정이 까다롭단 문제도 지적된다. 현재 앱엔 푸시 알림 활성화 여부 안내만 있을 뿐 거부 설정 기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알림을 막으려면 휴대전화 설정에서 별도로 차단해야 하며 문자 알림은 해당 전화번호를 차단해도 다른 번호로 동일한 안내가 발송되기도 한다. 메일 역시 각각의 포털(Portal)에서 수신 차단을 설정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전체 수신 또는 차단밖에 선택할 수 없어 불필요한 알림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발송의 불안정성 역시 학생들의 불편을 가중시킨다. 동일한 공지가 단시간에 연속적으로 도착하거나 반대로 발송돼야 할 알림이 누락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공지가 누락돼 필수 정보가 전달되지 않으면 학생 개인의 혼란을 넘어 학사 운영 전반에 대한 비효율성 및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재학생 C 씨는 “학교 알림을 믿을 수 없어 그냥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락거리며 직접 확인한다”고 말했다. 각종 알림 누락의 원인에 대해 정 팀장은 “학생들이 앱 푸시나 알림톡 수신을 비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단정하기 어렵다”며 “단체 메일은 2만 건 이상을 한 번에 발송하다 보니 실제 전송 시간과 발송 설정 시간 사이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교과목의 성적 입력 시 앱으로 실시간 알림이 오지만 발송이 지연 및 누락되는 일이 잦단 문제△변경된 성적 재입력 시엔 다시 알림이 오지 않는단 문제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재학생 D 씨는 “성적이 바뀐 줄 모르고 나중에 확인해 당황했다”며 “성적과 같이 예민한 정보는 제때 다시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이용자인 우리학교 학생들의 의견이다. 알림 서비스의 개선 희망 사항에 대해 설문 응답자들은 △성적 변경 알림 추가△알림 거부 및 필요한 수신 설정 안내△알림 중복 개선△중요 공지의 신속한 안내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현재 운영 체계가 본래 취지와 달리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보다 정교한 발송 기준과 학생 맞춤형 서비스 도입이 필요하단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알림 발송 △경로△기준△시간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안내가 필요하다. 채널별 발송 방식을 구체적으로 나누고 발송 시각을 표준화하면 중복 알림이나 심야 알림으로 인한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정보 전달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생활을 존중하고 편의성과 신뢰성 역시 증가시킬 수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정보시스템팀은 학생들이 알림 발송 시각에 혼란을 느낀다는 점을 인지하고 예약 발송 설정 시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심야 시간대 설정이 불가능하도록 유지보수 업체에 요청했음을 밝혔다. 

 

알림 거부 설정 절차의 간소화 및 적극적 안내가 필요하다. 서울사이버대학교(이하 서울사이버대)는 매년 10만 건이 넘는 SMS 발송량 수치를 분석해 △과도한 발송△무의미한 내용△중복 발송으로 인한 불쾌감 유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SMS 수신 여부 관리 시스템’을 도입 및 운영 중이다. 서울사이버대는 학생이 직접 수신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불필요한 알림으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했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학교 역시 알림을 카테고리별 및 채널별로 세분화하고 학생이 구독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세부 설정 기능을 개선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가 실시하고 있는 UW Connect 시스템은 필수 지정 알림을 제외한 나머지를 구독 또는 비활성화할 수 있도록 세부 설정해 놓았으며 학습관리시스템(LMS) 업체 도세보(Docebo)는 알림 종류별로 △발송 시각△수신자△시간대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 및 안내한다. 이러한 해외 사례는 학생 맞춤형 알림 설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 하다.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반복 발송이나 누락 같은 시스템 불안정성 개선도 시급하다. 서울시 산학연 협력사업 관리 시스템은 과거 △기능 제한△사용자 불편△운영 병목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데이터 정확도를 강화해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오류를 최소화해 △신뢰도△업무 효율성△운영 투명성을 높였다. 우리학교 또한 앱 내에서 불편 사항 관련 문의와 의견 제안을 수합받는 기능이 있다. 작성한 의견은 검토 후 다음 개선 작업에 반영될 수 있다고 안내돼 있어 불편사항과 오류에 대해 자세한 사례를 들어 제보할 수 있다. 시스템의 안정화를 위해 해당 기능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성적 변경 및 확정 알림의 도입도 필요하다. 이화여자대학교(이하 이화여대)는 지난 2016년부터 교과목 성적 확정 알림 시스템을 도입해 교과목의 성적 확정 시 ‘EWHA HOME’ 앱을 통해 성적 확정 알림이 전송된다. 이 제도는 학생들의 성적 이의신청 기간을 보장하고 교수의 입력 기한 준수를 유도해 학생 편의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를 통해 성적 수정 및 재확정 여부를 학생이 알지 못해 추후 확인 후 발생하는 민원을 방지할 수 있으며 성적 입력 기간 동안 학생이 수시로 성적 확인을 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 신수빈 씨는 “교과목의 성적이 확정됐음을 안내해 줘 직접 확인하러 들어가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고 전했다.

 

알림 서비스는 어디까지나 학사 운영을 지원하는 보조 장치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불필요한 알림이 과다하고 정작 중요한 공지는 누락되는 등 여러 아쉬움이 많은 체계에선 학생 개인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 앞으로 보다 학생 친화적이고 체계적인 알림 서비스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백채린 기자 11chael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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