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복합시설 소음·흡연·안전 문제에 학생들 한숨

등록일 2025년10월01일 14시3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지하복합시설이 △소음△안전△흡연이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하복합시설은 학생 자치 활동의 핵심 공간이지만 외대학보가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용 학생 95%가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할 만큼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복합시설의 현황 및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지하복합시설의 현황 및 문제점 

우리학교 설캠 지하복합시설은 학생 자치 활동의 중심지이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외대학보에서 지난달 22일에서부터 25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하복합시설 이용 학생의 95%가 “시설 이용에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외대학보 취재 결과 학생들이 겪는 불편은 다방면에 걸쳐 있었다.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 측은 정기 회의를 통해 파악된 가장 시급한 문제로 △금연구역 내 흡연△동아리 간 소음 문제△시설 노후를 꼽았다.

 

먼저 방음 시설 미비로 인한 동아리 간 소음 문제가 지적됐다. 지하복합시설 지하 1층과 2층엔 동연 공연분과 소속 중앙동아리 14개 중 6개가 위치해 있으며 △단과대 소속 동아리△안무실△총학생회 산하 특기구 패실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단체 대부분은 활동 특성상 악기 연주나 음악 재생이 필수적이다.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에선 지하복합시설 이용 학생의 95.2%가 다른 동아리방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활동에 방해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공연 분과 동아리방의 경우 방음 시설이 없어 악기 소리나 노랫소리가 옆방에 그대로 전달돼 동아리 활동의 질을 저하하고 학생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학교 설캠 중앙동아리인 노래나래 소속 박민혁(일본일언문 24) 씨는 “큰 대화 소리조차 여과 없이 들려 연습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공연 관련 단체들이 모여있는데 방음이 잘 안돼 소음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하복합시설 지하 2층엔 △노래나래△새물결△서양어대학 동아리실△에프에이(F.A)△오디오필(Audiophil)△외대합창단△외인부대(Wayne Boodae)△크림슨레드(Crimson Red)△풍물패 9개의 단체가 서로 벽을 맞대고 있다. 오한슬(아시아아랍 20) 에프에이 회장은 “옆 방의 연주 소리 때문에 동아리방 내에서 부원끼리 소통 자체가 불가능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연 분과 동아리 소속 김어진(일본융일지 20) 씨 역시 해당 문제에 대해 “나도 모르게 위축되고 예민해질 때가 많아 방음벽 설치 등 실질적인 해결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동연은 이에 대해 “매년 꾸준히 민원이 접수되는 문제”라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자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수개월간 논의가 진행되었고 수차례 학교 측에 건의했다”고 전했다. 

 

또한 휴게 공간에서의 무분별한 흡연 문제로 인해 많은 학생이 고통을 호소했다. 앞선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하복합시설 이용 학생의 70%가 “지하복합시설 내 흡연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지하복합시설 계단 옆 벤치는 사실상 흡연 구역이 된 지 오래다. 문마다 부착된 ‘금연구역’ 안내문이 무색하게 자욱한 담배 연기로 인해 비흡연자 학생들은 동아리방을 오갈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지하복합시설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A 씨는 “동아리방에 가려면 매번 담배 연기를 뚫고 지나가야 한다”며 “금연구역이란 인식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연 분과 동아리 소속 B 씨 역시 “매번 지나가야만 하는 공간인데 담배 냄새가 불편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반면 해당 구역에서 자주 흡연을 한다는 C 씨는 “많은 사람이 해당 장소에서 흡연하고 재떨이도 놓여있기에 금연구역이라는 인식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하복합시설 야외 휴게공간 중앙에는 재떨이 역할을 하는 깡통이 놓여 있어 하루에도 많은 학생들이 해당 장소에서 흡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C 씨는 “동아리방이 지하에 자리 잡고 있고 근처에 마땅한 흡연 구역이 없다”고 주변 흡연 공간의 부재를 지적했다.

 

지하복합시설의 열악한 물리적 환경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복도에 쌓인 동아리 적재물과 노후화된 시설이 학생들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삐걱거리거나 흔들리는 계단 및 난간으로 인한 불안감△어두운 조명으로 인한 불편△화재와 같은 비상 상황 시 대피의 어려움에 대한 불안감 순으로 불편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연에 따르면 해당 계단은 부식이 심하고 일부 돌판은 고정이 풀려 발을 디디면 들썩일 정도다. 오예령(AI嘏AI 25) 씨는 “안전장치라곤 난간뿐인데 계단이 덜컹거려 불안하다”며 “평상시에도 문제지만 비 오는 날엔 특히 더 미끄러워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박승현(중국중언문 23) 씨는 “악기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불안하다”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연은 이에 대해 “무거운 장비를 옮길 때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크고 출입문도 비좁아 통행에 큰 불편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엘리베이터의 부재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지하복합시설과 지상을 잇는 직결 엘리베이터가 없어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거동이 불편한 학생은 역사기념관을 통해 먼 길을 돌아가야만 한다. 동연 측은 “철제 계단의 즉각적인 보수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직결 엘리베이터 설치가 반드시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학생들의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선 방음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특히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공연 분과 동아리방에 우선해 방음 공사를 진행하고 점차 전체 동아리방으로 확대하는 이른바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김선규 설캠 시설관리팀 팀장(이하 김 팀장)은 예산과 절차의 문제를 언급했다. 김 팀장은 “방음 부스나 방음재 추가 설치는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다”며 “방음 시설이 추가로 필요하다면 △소요 제기△재원 마련△타당성 검토 등 다각도의 검토를 거쳐야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행정 절차를 기다리는 동안 학생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단기적으론 비용이 저렴한 흡음재를 공동으로 부착해 즉각적인 갈등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식적으로 학교에 시설 개선을 요구하고 타당성 검토를 요청하는 등 학교 측이 언급한 절차를 적극적으로 밟아나갈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동연은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지하복합시설을 포함한 자치공간의 사용 불편 사항에 대한 설문를 마쳤고 학교 측에 시설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흡연 문제 해결을 위해선 금연구역 안내문 재정비나 계도 활동을 넘어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실제로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를 비롯해 건국대학교와 중앙대학교 등에선 밀폐형 흡연 부스를 설치해 간접흡연 피해를 최소화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리학교 측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팀장은 “공간 부족 문제로 흡연 부스 설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단속에 대해서도 “단속 권한이 있는 공무원이 아니면 현장 적발 시 구두 지적 외에 실효성 있는 조치가 어렵다”며 단속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했다. “현재로선 해당 구역에 금연구역 포스터를 다시 부착하고 재떨이를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대체 흡연 구역 지정은 총학생회 등 학생 자치 단체가 주도해 위치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단순히 학교 측의 조치만을 기다리기보단 총학생회가 금연 캠페인(Campaign)을 주도하거나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흡연 구역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등 학생 사회의 자발적인 노력도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하캠퍼스엔 △공용 공간△동연 소속 중앙동아리 △일부 단과대학 소속 동아리방△총학생회 산하 특별기구실△학생회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이용 주체가 다양하기에 동연 측은 “학생 사회 전반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의 권리를 존중하는 해법을 찾기 위해 학교와 학생 자치 기구의 전향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학생 안전과 직결된 환경 개선 또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복도 적재물 문제 해결을 위해선 공간 정리 캠페인과 학교 측의 주기적인 안전 점검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삐걱거리는 계단△어두운 조명△흔들리는 난간 등 노후화된 시설은 즉각적인 보수가 이뤄져야 한다. 구체적으론 정기적인 안전 점검을 통한 노후화 시설의 파악 및 신속한 조치가 요구된다. 김 팀장은 “지하복합시설 건물의 경우 특수구조건축물로 지정돼 관련 법령에 따라 3년마다 전문업체에서 정기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며 계단 문제와 관련해선 “시설 보수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와 학생 간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다. 일방적인 정책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해결책이 나올 때 비로소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소통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보인다. 동연 측은 “학교 측과 소통은 원활히 이루어지지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에 동연은 최근 실시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학교에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그 내용을 학생들에게도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지하복합시설이 모든 학생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활동의 중심지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윤고은 기자 10goeun@hufs.ac.kr

윤고은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추천 0 비추천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기획 심층 국제 사회 학술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