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교수학습개발원(이하 교개원) 3층 리모델링 공사가 지난달 8일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공사가 학기 중에 강행되며 해당 건물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소음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가 우려되고 있다. 본 기사를 통해 △교개원의 공사와 학생들의 불만△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교개원의 공사와 학생들의 불만
우리학교 교개원 3층에서 진행되는 내부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학생들이 극심한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해당 공사는 부족한 강의실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으로 이번 달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오는 2026년 1월 중엔 부가 시설 설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소음 및 진동 등이 발생함에 따라 수업 흐름이 끊기고 교수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재학생이 느끼는 수업의 방해 정도는 상당했다. 교개원 4층에서 발표를 진행했던 우리학교 재학생 A 씨는 “발표 도중 드릴 때문에 울리는 소리가 났다”며 “소리가 시끄러워 발표 중간에 멈추고 소리가 잦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고 밝혔다. 이어 “청각이 예민한 편이라 불안감이 들고 이명이 들렸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실제로 자체 소음 측정 결과 공사 현장 인근 강의실에서의 소음은 순간 최대 80데시벨을 넘었다. 이는 지하철 차내 소음과 맞먹는 수치로 장시간 노출 시 청각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해당 공사는 특히 학기 중에 진행됐단 점에서 학생들에게 더 큰 불만을 초래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학교 시설 공사는 소음 문제로 인해 방학 기간에 진행된다. 학기 중 진행되는 해당 공사에 대해 진호일 시설관리팀 과장(이하 진 과장)은 “방학 기간만으론 전체 사업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지연을 감안할 때 학기 중 공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다음 해 강의 배정에 심각할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진 과장은 주말 공사에 대해선 “공사 기간이 증가하면 전체 사업비가 상승한다”며 “따라서 가능한 단기간에 공사를 완수하는 것이 불편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방안이다”고 밝혔다.
학교 측의 사전 공지나 대응이 부족했단 것 또한 문제다. 해당 공사는 교수진이나 학생에게 푸시 알람 등의 수단을 활용해 별도의 양해를 구하는 절차가 없었으며 현장에 부착된 공사 개요 안내문 한 장이 공지의 전부였다. 우리학교 재학생 B 씨는 “어떤 공사를 진행하는지에 대해 학교 측의 공지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또한 교수 측 역시 정보를 충분히 전달받지 못했다. 우리학교 재학생 C 씨는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이 공사를 계속하는 것인지 물어보셨다”고 말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우선 공사 과정과 관련해 공사 시간과 기간에 관한 협의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행정 편의상 학기 중 공사가 불가피하다면 수업이 집중된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의 주간 시간대엔 소음 유발 작업을 자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학교 재학생 D 씨는 이에 대해 “저녁 시간대에 충분히 할 수 있는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오전 시간에 강행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례로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하 DGIST)에서도 교원사택을 신축하며 학생들의 소음 불만이 발생하는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DGIST 시설운영팀은 “감리단 및 시공사와 협의해 저소음 발생 장비 사용 및 작업 시간 조정을 하겠다”고 전했다. 공사 시간 조정에 대해 진 과장은 “소음이 큰 공정은 새벽 시간부터 앞당겨 진행하도록 요청했다”며 “앞으로도 소음을 최소화할 방법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수업 전환 등의 대안을 통해 공사가 이뤄지는 건물에서 강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단 지적도 이어진다. 학교 측 대응과 관련해서 별도 강의실이 확보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진 과장은 “현재 우리학교가 보유한 강의실이 부족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학사종합지원센터에서 여분 강의실 현황을 파악해 소음 피해가 심각한 강의를 우선으로 다른 강의실로 배정하는 것을 우선하되 여건이 안 되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거나 강의 일정을 재조정하는 등 유연한 대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향후 학기 중 공사는 학생 측과 충분히 소통한 후에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학교 측이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총학생회(이하 총학)와 공사 계획 단계부터 공사 일정을 공유하고 학생에게 공지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학교 설캠 총학도 학교와의 소통을 준비하고 있었다. 총학은 외대학보와의 인터뷰에서 “교개원 소음 문제와 관련해 △건설기획팀△시설관리팀△총괄지원팀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한 사후 조치를 마련하겠다”며 “향후 학내 공사에선 학생들에게 사전 공지를 하는 조치 등을 학교 측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교개원 리모델링 공사로 인한 소음 문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사안이다. 구성원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향후 유사한 공사 진행 시 소음으로 인한 불만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 기대한다.
송주원 기자 11juw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