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05호에서는 기초과목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들을 다뤘다. 제도 시행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기초 교과목 부족 및 통합모집계열 학생들의 수강신청 문제와 같은 새로운 논점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학교 기초과목의 현황과 한계△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기초과목 제도의 현황과 한계
지난해 우리학교에 기초과목이 신설되며 기존 재학생들의 기초과목 수강 신청이 제한돼 시간표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캠퍼스 간 이중전공 및 부전공을 이수 중인 학생들은 타 캠퍼스 전공의 기초과목을 수강하기 위해 학교에 별도로 문의해 신청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해 2학기부터 기존 재학생과 캠퍼스 간 이중 및 부전공 이수 학생 모두 정규 수강신청 기간에 기초과목을 신청할 수 있도록 수강신청 제도를 개선했다. 또한 기초학점으로 인정되는 교과목의 범위도 확대되며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도 이전보다 넓어졌다.
그러나 기초과목 제도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 학부 및 학과 차원에서 기초학점으로 인정되는 교과목의 범위를 확대 했지만 개설된 과목의 수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제1전공 학과에서 인정하는 기초과목만으로 졸업 필수 요건인 기초 6학점을 모두 채우기 어려운 경우 학생들은 대학 기초 교과목을 필수로 수강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학 기초 교과목은 ‘언어와 마음’과 ‘지역학개론’ 두 과목만 개설돼 있어 선택 가능한 과목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기초과목이 3학점인 학과는 제1전공 학과 인정 기초 과목만으로 6학점을 채울 수 있는 반면 2학점인 학과의 경우 세 과목 이상을 이수해야 필수 학점을 충족할 수 있어 학과 간 부담의 차이도 발생하고 있다.
기존 학부 및 학과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난해 신설된 통합모집계열 학생들 역시 기초과목 운영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서양어대학의 경우 학부 및 학과마다 기초과목 운영 방식이 상이해 계열 모집의 취지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여러 언어를 접해본 후 전공을 결정하려 했던 학생들이 1학기에 특정 언어의 기초과목을 수강한 뒤 2학기에 또 다른 언어의 기초 과목을 수강하려는 경우 1학기 수업 내용을 스스로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우리학교 핵심외국어계열 소속 재학생 A 씨는 “1학기에는 기초프랑스어를 수강하고 2학기에는 기초스페인어2를 수강했는데 전부 처음 보는 내용이라 따로 공부하거나 찾아봐야 해서 번거로웠다”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기초과목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학 차원에서 기초학점으로 인정되는 교과목의 범위를 확대하고 대학 기초 교과목의 개설 수를 늘려 학생들이 기초학점을 이수할 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중부대학교의 경우 2개 캠퍼스 11개 학부의 재학생 422명을 대상으로 △개설을 희망하는 교양 교과목의 주제 분야△개설 희망 교과목△교양 교육 개편이 시급한 과제 등을 조사한 후 이를 바탕으로 교양교육과정을 개정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도 했다. 우리학교 또한 현재 대학 기초 교과목이 ‘언어와 마음’과 ‘지역학개론’ 두 과목에 그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한 추가 과목 개설에 대한 논의해 볼 수 있다.
또한 통합모집계열 제도의 취지를 고려한 학사 운영 역시 필요하다. 통합모집계열 학생들이 여러 언어를 경험한 뒤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단과대별로 기초과목 운영 방식을 통일하거나 단과대 차원에서 계열 학생들을 위한 기초과목을 새롭게 마련하는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 현재와 같이 학부 및 학과별 기초과목 체계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언어를 경험하기보다 특정 언어에 제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학교 아시아언어문화대학의 경우 특수외국어(중동지역)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팀티칭 수업을 개설해 중동 지역의 언어 중 △아랍어△페르시아어△튀르키예어와 각 지역 문화에 대해 소개하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수업을 수강한 우리학교 특수외국어계열 소속 학생 B 씨는 “수업을 통해 지역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었지만 언어에 대해서는 배울 수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팀티칭 수업은 학생들이 각 언어권의 △문화△사회△역사를 폭넓게 이해하며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지역학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언어 자체를 충분히 경험하기에는 한계를 가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계열 내부 학과들이 기초과목 체계를 통일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통합모집계열 학생들의 탐색 기회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존 학과 학생들의 학습 깊이가 약화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전공필수 과목은 기초과목과 별도로 개설해 각 학과 소속 학생들이 해당 언어를 심화해 학습할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기초 수업과 심화 전공 수업을 분리해 운영한다면 통합모집계열 학생들의 전공 선택 기회를 넓히는 동시에 학과별 전문성 역시 함께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기초과목 제도는 계열 학생들이 다양한 언어를 경험하며 전공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고 기존 학부 및 학과 학생들이 전공 언어의 기초를 다질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이다. 이러한 제도 도입의 취지가 실제 학사 운영 속에서도 충분히 구현될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
이서영 기자 12seoyoung@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