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지난해 기존 Pass/Non-Pass (이하 P/NP) 방식이던 인성 교육 교과목을 상대평가로 전환했다. 대학 인성 교육을 상대평가로 줄 세워 평가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본 기사를 통해 △인성 교육 교과목의 변화와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인성 교육 교과목의 변화와 문제점
우리학교는 지난해 1학년 필수 교양이었던 인성 교육 과목의 평가 방식을 기존 P/NP 방식에서 상대평가로 변경했다. 변경된 과목은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기준 △분노와 용서 인성 교육△사람다운 삶을 위한 관계△인성 T.P.C 등이었다. 이에 대해 학사종합지원시스템 직원 A 씨는 “지난해 인성 교육을 교양교육체계로 반영하게 되면서 같은 교양교육 영역 내 기존 과목과 신설 과목의 평가 방식을 통일해야 했다”라며 인성 교육 과목의 평가 방식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도덕적 가치를 상대평가로 나열한 성적이 학생들의 인성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러한 의문은 지난해 설캠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개최한 상반기 정기 공청회에서도 드러났으며 이에 대해 당시 총학은 어문 및 인성 강의의 계량화 문제에 동의하며 타 학교 사례 조사와 설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제는 우리학교 학사 제도 개편 시행과 인성 교육 과목의 특수성 사이의 충돌로 인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학교 인성 교육 과목 중 체험형 수업을 진행하는 B 교수는 “해당 강의는 이론 중심의 강의가 아니라 학생이 직접 체험 활동에 참여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 강의이다”며 “이런 이유로 처음에 강의를 설계할 때 개인별 학점을 차등해서 부여하는 것보단 참여 정도에 따라 P/NP로 평가해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해 학교 방침에 따라 성적 평가가 상대평가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평가를 위한 객관적 지표가 마련됐고 체험 활동 위주의 수업의 구조를 변경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인성 교육 과목 특성상 상대평가와 호환이 되지 않는 경우가 일부 존재한다. 박도순 제1대 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은 교육플러스에서 “학업성적 점수를 올리는 것이 무한 경쟁에서 이기게 되는 평가 상황에서는 가장 중요한 △인성 교육△자기 생활△적성 발견은 내팽개쳐질 수밖에 없다”라며 “따라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성적 평가가 절대평가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 현장에 있는 교수 및 학생들에게도 의문을 야기했다. 상대평가는 자유롭고 진솔한 의견 공유보단 학우 간의 경쟁을 유발하고 학생들이 성적 취득에 목적을 둘 우려가 있다. 우리학교 인성 교양 과목 C 교수는 “인성 교육은 지식처럼 평가되는 대상이라기보다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상대평가로 수치화할 경우 학생들의 학습이 평가 기준에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도가 개편된 후 차이점에 대해선 “P/NP 방식에서는 학생들이 비교적 부담 없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토론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반면 상대평가로 전환된 이후에는 과제와 참여도를 둘러싼 경쟁 요소가 강화되면서 학생들이 평가에 직접 반영되는 활동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상대평가 제도가 일정 부분 학습 동기를 높이는 측면도 있지만 인성 교육이 지향하는 자유로운 성찰과 진솔한 표현이 다소 위축되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상대평가 제도로 진행한 인성 교육을 수강한 우리학교 재학생 D 씨 또한 인성 교육 수업에서 어떻게 성적을 가리는지 의문을 표하며 “P/NP 제도로 복귀시키는 것이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에게도 이로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먼저 과목의 특수성을 반영한 평가 방식을 재검토할 수 있다. 현재 해당 과목들이 선택 교양으로 전환된 만큼 성적을 가르는 데 중점을 두기보단 교과목 고유의 성격을 고려해 평가 기준을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 학사 관리를 위한 제도적 통일성도 중요하지만 지식을 측정하는 잣대와 내적 성찰을 돕는 잣대를 분리해 P/NP 제도로의 환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우리학교 재학생 E 씨는 “단순히 이수 요건을 채우기 위한 과목보단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성 교육 프로그램이나 실제 사회 문제를 체험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활동이 더 확대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인성 교양은 성적을 가르는 수단으로서의 과목이 아닌 특별 프로그램 형식으로 학생들의 교양 함양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설해볼 수 있다. B 교수는 체험형 수업으로 개설됐던 인성 교양의 강의 계획과 관련해 “이 과목은 여타 강의와 다르게 설계됐기 때문에 평가 방식도 강의 특성에 맞게 P/NP 또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변경해 학생들의 체험 활동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학교의 실정에 맞는 유연한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운영된 우리학교 사례뿐만 아니라 타 대학 사례 연구를 통한 다각적인 평가 지표 벤치마킹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천대학교의 인성 세미나△수원여자대학교 인제캠퍼스의 인제인성교육△초당대학교의 초당인성교육△평택대학교의 PTU인성멘토링은 모두 졸업요건에 포함되는 필수 교양임과 동시에 P/NP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단순히 성적으로 줄을 세우기보다 학생의 자발적인 토론 참여도나 성찰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우리학교만의 건강한 교육 모델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송주원 기자 11juw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