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청춘의 한 장을 기록하다

등록일 2025년10월01일 14시3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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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동안 우리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아오야마가쿠인 대학(青山学院大学) 경영학부에서 수학했다. 스스로를 외딴 나라에 던져 놓고 수많은 문제를 홀로 헤쳐 나가는 경험을 하고 싶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교환 국가로 일본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내 전공어가 일본어란 점과 더불어 우리나라와 거리도 가깝고 부담 없이 홀로 해외살이를 해볼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내 청춘의 한 장에 기록하고 싶다는 욕심 또한 있었다.

 

교환학생 기간엔 △동아리△수업△여행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만약 일본 대학에서 유학하게 된다면 많은 동아리에 가입하길 추천한다. 일본에서 4월은 신학기라 동아리들이 적극적인 홍보를 한다. 각 동아리 문화를 잠시 체험할 수 있는 신칸(新歓) 및 사세키(サー席) 등의 활동을 통해 자신과 맞는 동아리를 탐색할 수 있다. 그 후 3~4개의 동아리에 가입해 1년 동안 활동한 후 최종적으로 한 두 개를 선택하는 게 보통의 방식이다. 따라서 초반엔 꼭 하나의 동아리에만 가입하기보다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동아리의 개수를 정한 후 흥미로워 보이는 곳에 가입하는 걸 추천한다.

 

일본 생활과 관련해선 교통비를 언급하고 싶다. 일본은 교통비가 굉장히 비싼 국가다. 다행히 학생일 경우 일정 금액만 지불하면 자신의 거주지와 학교 사이 구간의 정기권을 이용해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정기권 발급은 일본 유학 생활의 필수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유학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깊은 친구 관계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일본인 친구뿐 아니라 △대만△중국△태국△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에서 유학 온 친구들이 많았다. 이들과는 일본어 혹은 영어로 소통하니 초반엔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자유롭게 전할 수 없어 답답하기도 했다. 여태까진 일본어를 회화보단 문어체 위주로 학습했다 보니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구어체의 일본어를 이번에 처음 접한 셈이었다. 특히 원어민들이 구사하는 일본어는 평상시 접했던 일본 드라마와 같은 매체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였다. 이런 언어의 벽은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지만 놀랍게도 언어를 자주 사용하다 보니 실력이 빨리 늘었다. 문어체에서 다루는 어휘의 범위는 상당히 광범위하지만 구어체는 비교적 좁은 편이다. 친구들과의 수많은 대화를 바탕으로 구어체에서 자주 사용하는 어휘를 파악하고 계속 적용해 보려 애썼다.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빈번히 사용하는 말이 생겼고 일본어로 자유롭게 내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됐다. 마지막엔 외국인 친구들과 일본어로 농담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언어의 벽을 넘으니 다양한 고민과 서로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어 외국인 친구들과도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 처음엔 외국인 친구들과의 우정이 깊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이는 섣부른 판단이었음을 깨닫게 됐다. 이는 유학 동안에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아쉬웠던 점은 일본에서의 시간을 흐르는 대로 보냈다는 것이다. 출국하기 전엔 이런저런 계획을 많이 세웠다. 하지만 실제로 일본에 가보니 적응의 늪에 빠져 처음 계획했던 것들을 다 이뤄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다시 한번 유학을 가게 된다면 내가 이뤄낸 것에 대한 중간 점검을 조금 더 철저히 하며 더 많은 부분을 성취하고 싶다.

 

처음으로 외국에서 홀로 생활하며 느낀 점은 생각보다 해외 생활이 나와 잘 맞는다는 것이다. 외롭기도 했지만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이 즐거웠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 국경에 얽매이지 않고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수빈(일본일언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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