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들에게 ‘바보’라 불리는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어린 시절 다리에 보조기를 차야 할 만큼 신체적 불편함을 안고 있었지만 이를 장애물로 여기지 않고 누구보다 힘차게 달리며 자신의 길을 개척한다. “난 가고 싶은 곳에 가기 위해 뛰었는데 그게 삶의 기회가 될 줄은 몰랐어요.”라는 대사는 그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을 조명한다. 포레스트에게 달리기는 삶의 기회를 마주하는 태도이다. 그는 순간순간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며 작은 성실함과 꾸준한 노력으로 삶을 만들어 나간다.
포레스트의 가장 큰 무기는 순수함과 성실함이었다. 그는 풋볼 스타로 이름을 알렸고 베트남 전쟁에서 동료들을 구하며 진정한 용기를 보여줬다. 또한 친구 버바(Bubba)와의 약속을 지켜 새우잡이 사업을 시작했고 큰 성공을 거뒀다. 얼핏 보면 그의 삶은 행운의 연속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진심으로 해냈기에 얻은 결과였다.
포레스트 주변 인물들 역시 그의 영향을 받아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삶의 의미와 평온을 찾아간다. 댄(Dan) 중위는 전쟁에서 다리를 잃고 절망 속에 방황했지만 포레스트와의 재회와 새우잡이 사업을 통해 다시 삶의 균형을 되찾는다. 제니(Jenny)는 어린 시절의 상처와 사회적 혼란 속에서 긴 방황과 고난을 겪지만 결국 포레스트에게 돌아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평온을 얻는다. 이처럼 영화는 한 인물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도 긍정적 변화를 불러오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포레스트의 순수함과 꾸준함은 마치 잔잔한 물결처럼 사람들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예상치 못한 변화와 희망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인생을 초콜릿 상자에 비유한다. 어떤 조각이 내게 올지 그 맛이 달콤할지 쌉싸래할지 알 순 없지만 순간을 성실히 살아간다면 결국 그 조각들이 모여 한 폭의 그림 같은 삶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인생은 우연과 선택의 연속이지만 진심과 꾸준함으로 임할 때 비로소 성장의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포레스트의 이야기는 △사랑△성실함△순수함△용기라는 평범하면서도 본질적인 가치들이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영화 속 명대사처럼 나 역시 삶 앞에서 계산과 망설임에 갇히기보단 맑은 마음으로 과감히 달려 나갈 것이다. “Run! Forrest Run!”.
이나경 기자 10leenagyeong@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