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글

등록일 2025년09월18일 00시0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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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나 자신과 가장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종종 내 생각이나 느낌을 수필로 쓰거나 특정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곤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내 기분과 감정을 정리할 수 있다. 나만의 세계에 몰입해 한 줄씩 써 내려갈 때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세상에 대한 근심을 잠시 끊어낼 수 있다. 그러던 중 지난여름 이런 글쓰기 습관을 좀 더 넓은 곳에서 활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과정에서 평소 즐겨 읽던 외대학보가 떠올랐다. 교내 곳곳에서 마주치는 외대학보 속 기사는 늘 나에게 새로웠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학생 사회의 문제를 짚어내고 때론 대중의 공감을 얻어내는 글들이 인상 깊었다. 그래서 나는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작성했고 그렇게  외대학보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방중 교육은 나에게 큰 전환점이었다. △기획 기사△사문 기사△심층 기사△인물 기사 등 다양한 기사 유형을 배우며 글쓰기의 새로운 세계를 마주했다. 취미로 쓰던 글과는 달리 기사엔 엄격한 규율과 형식이 존재했다. △맞춤법△시의성△정확성은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었고 그중에서도 시의성은 중요한 부분이자 나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시기상 맞는 이야기를 찾아내고 그것을 사실과 근거를 토대로 풀어내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또 나에게만 시의성을 갖는 것이 아닌 모두가 인정하는 주제여야 했다. 기사 작성이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란 사실을 교육을 통해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써왔던 글은 ‘나를 위한 글’이었던 것이다. 이전까지 썼던 글은 내 기분을 정리하거나 내 생각을 풀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었다. 그러나 기사는 ‘모두를 위한 글’이었고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다. 내가 보기엔 아무렇지 않은 것이 남들이 볼 땐 거슬릴 수 있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사소한 표현이나 문장이 누군가에겐 불편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또한 글을 객관적으로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깨달았다. 기자는 자신의 의견을 앞세우기보다 사실을 기반으로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야 했다. 처음엔 나도 모르게 글에 사견을 섞거나 한쪽으로 편향된 기사를 썼던 경험이 있다. 만약 내 사견이 들어간 글을 대중들이 읽는다면 독자가 글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기회는 소멸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도 모르게 내 의견에 편향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기사는 사실에 기반한 객관적인 글인 동시에 대중들이 읽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기사는 독자에게 결론을 던져주는 글이 아닌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 스스로 판단하게 만드는 글이어야 한다는 점이 크게 와닿았다. 

 

그동안 ‘나를 위한 글’을 써왔다면 이젠 ‘모두를 위한 글’을 쓰고 싶다. 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자극하는 글을 쓰는 기자가 되고 싶다. 앞으로 외대학보 활동을 이어가며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기자’의 모습을 늘 마음에 새기며 더 성실하고 꼼꼼하게 글을 써 나가고자 한다. 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성장시켜 왔듯 이제는 글쓰기를 통해 다른 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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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성과 설득력 (2025-09-03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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