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캠퍼스의 성공을 위하여

등록일 2026년09월02일 20시0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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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이 송도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1학기 개교를 목표로, 글로벌바이오&비즈니스융합학부 35명과 외국인자유전공학부 65명을 모집한다. 새로운 교육 영역을 개척하고 학교의 활동 기반을 넓힌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한 변화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캠퍼스 확장이나 학부 신설 정도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송도캠퍼스는 우리대학의 외연을 넓히는 기회이자, 우리대학의 정체성을 새로운 환경에서 구현하고 미래 전략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송도는 국내외 바이오 기업과 연구기관이 밀집한 바이오산업 거점이다. 오늘날 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 투자, 규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긴밀한 국제 협력을 요구한다. 이러한 특성은 우리대학의 언어·지역학적 역량이 바이오산업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대학의 강점을 송도에서도 살리려면 우리만의 교육을 구현해야 한다. 유망 산업의 이름을 빌려 다른 대학의 교육과정을 뒤따르는 데 그친다면, 송도캠퍼스의 외연은 넓어질지 몰라도 우리대학의 정체성은 오히려 흐려질 수 있다. ‘바이오’라는 이름이 밝은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대학이 길러야 할 인재는 산업 지식만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도 능숙하게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다. 송도캠퍼스의 경쟁력은 우리대학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언어·지역학적 자산을 바이오 분야에 얼마나 창의적으로 접목하느냐에 달려 있다.

 

외국인자유전공학부도 우리대학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설계·운영되어야 한다. 국제도시는 외국 기업과 국제기구가 들어선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공부하며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국제도시다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런 의미에서 송도캠퍼스는 외국인 학생들이 언어와 문화 장벽에 가로막히지 않고 학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국제도시에 걸맞은 교육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서울캠퍼스의 언어·지역학적 강점과 글로벌캠퍼스의 융합교육 역량을 송도의 특성에 맞게 접목하는 일도 중요하다. 송도캠퍼스가 기존 캠퍼스의 자원과 인력을 단순히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학교 전체의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송도캠퍼스를 기존 캠퍼스와 단절시켜 ‘고립된 섬’으로 만들어서도 안 된다. 각 캠퍼스의 역할을 분명히 하면서도 교육과 연구, 학생 교류와 행정 지원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비전은 제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예컨대 교육과정은 산업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되 단기적인 취업 수요에 휩쓸려서는 안 되며, 산학협력 역시 대학의 학문적 자율성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외국인 학생을 안정적으로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학업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과 돌봄 체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특히 주거·통학 여건, 실습 공간, 진로 지원 등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는다면 송도캠퍼스의 비전은 공허한 수사에 머물 수 있다.

 

우리대학은 송도캠퍼스에 어떤 미래를 담을 것인가? 송도캠퍼스의 성패는 건물의 규모나 모집 인원의 숫자가 아니라 이 질문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답하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대학이 송도에서 보여줘야 할 것은 단순한 캠퍼스 확장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도 우리만의 교육을 만들어내는 힘이다. 송도캠퍼스의 개교가 우리대학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상빈(영어통번역학과 교수, 외대학보 편집인 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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