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등록일 2026년04월01일 17시4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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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쓰는 음성 기호로 곧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목구멍을 통하여 조직적으로 나타내는 소리. 그렇다면 과연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는 소리도 말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말이라는 것은 단지 하나의 목소리를 통해 만들어내는 공기의 진동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요소 아닐까.

 

그렇기에 목소리가 없는 행위들도 하나의 말로서 기능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투자해 상대를 위하는 것△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사는 것△타인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것 등은 굳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진심은 닿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진심 그 이상을 전달하기 위해 말을 항상 사용한다. 그렇기에 모든 말에는 힘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스쳐 지나가듯이 전하는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의 원동력이 되고△위로가 되고△인생의 족쇄가 되기도 하고△힘이 되기도 한다. 며칠 전 스쳐 지나가듯이 들었던 ‘수고하세요’ 한 마디가 내 마음속 짐이 되는 동시에 잘하고 싶다는 원동력이 되었듯이, 노래 가사만으로 하루를 위로받고 공감하는 사람이 많듯이 말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서로에게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는, 가끔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은 제한적 힘을 지니고 있다. 누군가가 말을 건네더라도 받는 사람이 없다면 말은 쉽게 증발한다. 증발한 말은 공기 중에 떠다니며 대상을 찾다 소멸하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말을 정제하고 골라 그 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전달한다. △조금 더 의미가 정확하게△오래 남을 수 있게△덜 상처 주게 계속해서 수정해 나간다. 간단하게 보이는 글조차도 수천 번의 퇴고와 단어 선정을 거쳐 완성돼 듯 우리는 모두 말의 의미와 힘을 유지하기 위해 그 무게를 견뎌내면서 애쓰고 있다. 특히 비대면으로 대화를 하는 상황이 늘어나는 요즈음, 표정도 목소리도 없이 전달되는 말은 쉽게 오해를 불러오고 때로는 의도보다 더 큰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이러한 우려에서 비롯된 조심성은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고르게 만든다. 그러나 동시에 빠르게 주고받는 짧은 문장들 속에서 점점 말은 가벼워지고 책임 또한 희미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말에 대한 책임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우리는 어느새 말의 중요성을 경시하기 시작한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이해하려 하기보다 이해받기만을 바라며, 관계를 가볍게 무너뜨리는 순간들 속에서 말은 점점 본질을 잃어간다. 말을 더 이상 마음을 전달하기 보단 서로를 향한 무기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부터라도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보고 적절한 말을 골라 진정한 의미의 대화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 내가 건네는 한마디가 누군가에는 한마디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나 또한 항상 잃지 않길 바란다.

 

 

·현재우(외대학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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