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리대학의 대표적인 국제 교류 프로그램인 ‘7+1 장학 프로그램’에 선발돼 내 전공 국가인 세르비아에 다녀왔다. △슬로베니아△세르비아△크로아티아 등 발칸반도에 있는 여러 학교 중 원하는 곳을 고를 수 있었지만 난 1학년 때부터 남다른 애정을 가졌던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Beograd)에서 생활하기로 했다. 내가 다녔던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대학교(Univerzitet u Beogradu)는 2월 중순에 개강해 5월 중순에 종강하는 밀도 높은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종강 후 3주 뒤에 치르는 시험에 통과하면 전공 12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어 학업적 성취와 현지 경험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현지 적응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난 개강 일주일 전에 베오그라드에 도착했고 이미 체류 중이던 선배와 동기들의 도움 덕분에 세르비아에서의 낯선 생활에 쉽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첫 일주일은 세르비아의 유명한 산책길인 칼레메그단(Kalemegdan)과 성 사바 성당(Hram svetog Save) 등의 관광 명소들을 방문하며 시간을 보냈다. 베오그라드 대학교는 어학당이기 때문에 △일본인△중국인△튀르키예인 등 다양한 국적의 학우들과 함께 했다. 주 4일간 이어지는 강의를 통해 △문법△일상 표현△회화 등을 교수님께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하교 후엔 △시내에서 친구들과 밥을 먹거나△쇼핑을 하며 일상을 보냈고△저녁엔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며 요리 실력도 키울 수 있었다. 만약 세르비아에 방문한다면 ‘TO JE TO’라는 식당을 정말 추천하고 싶다. 발칸 전통 음식인 체바피(ćevapi)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세르비아의 가장 큰 장점은 생활 환경이다. 우선 물가가 동유럽 중 저렴한 편에 속해 학생이 거주하기에 적합하다. 특히 소매치기 걱정이 큰 서유럽과 달리 치안이 훌륭해 동양인 학생이 혼자 밤거리를 다니기에도 안전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 덕분에 교통비 부담 없이 도시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여타 동유럽 국가에 비해 저렴한 물가는 물론이며 서유럽의 주요 도시들과 달리 소매치기 걱정이 거의 없을 정도로 치안이 훌륭해 동양인 학생 혼자 밤거리를 다니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물론 고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체류 당시 격화됐던 세르비아 내에서 반정부 시위가 무척 심했기 때문이다. 몇 주 동안은 해당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베오그라드로 많은 인파가 몰려 교통이 마비되고 이동이 제한되는 등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 경험은 역설적으로 내게 가장 생생한 배움의 기회가 됐다. 우리 학과의 전공 수업인 유고학에서 배운 발칸반도의 역사가 한국의 민주화 과정과 맞닿아 있음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의 평화 행진을 지켜보며 민주주의 실현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은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보편적 가치라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내 교환학생 경험은 내 적응력과 자기 주도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문화△생활 방식△언어까지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지만 열린 자세로 사람들과 적극 소통하고 스스로 공부 방법을 찾으며 점차 자신감을 얻었다.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녹아들어 과업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 세르비아에서의 시간은 내게 잊지 못할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김수빈 (국제전략·세르비아크로아티아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