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증명

등록일 2026년05월13일 18시1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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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증명이란 말이 있다. 어떤 대상이나 사실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증거의 부재를 밝혀야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형사법에선 피의자가 범죄 현장에 없었음을 입증하는 현장 부재 증명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존재 증명은 무엇일까. 어쩌면 이 말은 너무도 자명해 존재할 필요조차 없어보인다. 존재 자체가 곧 존재의 증명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러나 존재의 증명과 존재함으로써 내 가치를 증명한다는 것은 다소 다르게 느껴진다. 존재하는 것만으론 가치를 증명하기 어려운 시대다.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세상의 인식 속에 자리해야 함이 요구되는 시대다. 이번 1115호는 세상에 존재하며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됐다.

 

먼저 3면엔 우리대학 서울캠퍼스 제60대 총학생회장단으로 선출된 ‘선명’의 인터뷰를 담았다. 학생들의 일상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포부대로 이들은 △인문관 김밥 및 교수회관 석식의 부활△재정 비전 2030 마스터플랜 수립 요구△전공 강의 개설 수요 기반 제도화 등 우리대학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며 총학생회장단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학내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아갈 선명을 응원한다.

 

4면에선 세상에서 소외된 가족돌봄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들은 어린 나이에 정신적·신체적 질병을 가진 가족을 부양하는 동시에 생계까지 책임지느라 취업과 학업 모두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경제적·심리적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지원이 절실함에도 오랫동안 제도의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가족돌봄청년을 위한 법률이 지난 3월 시행됐다고 한다. 이제 첫발을 띤 법률에서 나아가 그동안 존재함에도 외면당해 왔던 가족돌봄청년들이 적절한 지원이 보장된 사회적 안전망 속에서 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6~7면의 특별기획에선 우리대학의 청결과 학생들의 안전을 묵묵히 책임져 왔던 교내 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했다. 외대학보의 기자들이 직접 노동자들의 곁에서 함께 하루를 보내며 그 삶을 지켜보고 체험했다. 노동절과 맞물려 평소 쉽게 지나쳐 왔던 노동자들의 노고를 비춤으로써 늘 뒤에서 빛나온 노동의 가치를 돌아보고 이들의 존재가 결코 헛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마지막으로 12면엔 우리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25 외대언론인상을 수상했던 안수훈 연합뉴스TV 대표(이하 안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오랜 학보사 활동을 통해 전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길이 아닌 언론인의 길을 선택한 안 대표의 경험과 가치관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외대학보를 비롯해 언론인을 꿈꾸는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이번 인터뷰가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기회가 됐길 바란다.

 

이번 1115호를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들의 가치를 느끼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가치를 타인, 나아가 세상에 증명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결국엔 그것이 무엇보다 빛나는 가치로 드러날 수 있지 않을까  

 

 

백채린 기자 11chael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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